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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 - 윤효

詩契

by 다채로운 켈리 2020. 10. 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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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Gerstein, Spirit of Freedom
David Gerstein, Spirit of Freedom, 2007 Hand painted on cutout steel, 3 layers(Image Source: Seoul Auction: Splash! Splash!)

 

 

생업 - 윤효

 

종로 6가 횡단보도
원단 두루마리를 가득 실은 오토바이들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신호등이 울렸다.

장애물을 요리조리 헤치며
동대문시장 안 저마다의 결승선을 향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좀처럼 등위를 매길 수 없었다.

모두 1등이었다.

 

 

 


 

 

윤효 작가의 시를 읽는다.

생업이라는 단어에서 땀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직업과는 결을 달리하는 생업이라는 무게감

누구나 짊어지고 가야 하는 굴레 같은 업

 

생업 종사자의 얼굴에 얹힌 땀의 무게는 삶의 방증이 되어 그들을 달리게 한다.

가족을 등에 업고 부모를 등에 업고 형제를 등에 업고 그들은 달린다.

생활의 달인이 되어 모두를 미소 짓게 하고 춤추게 한다.

자비로움은 멀리있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몫으로 살아나가는 것이 자비로운 것이다.

가족을 품고 부모를 품고 형제를 품고 그렇게 살아나가는 것이다.

자비로운 마음의 힘으로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1등이 되는 것이다.

 

 


생업

by Agnesh



생업을 멀리 하면 삶이 가벼워진다.

삶은 가벼워지고 자비와 멀어진다.

생업을 벗 삼으면 삶이 즐거워진다.

삶은 즐거워지고 자비와 공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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