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걸음 - 김왕노
꽃길만 걸으세요. 누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왜의 육하원칙이 모두 통용되는 너그러운 말. 이처럼 아름답고 은혜스러운 표현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다. 누군가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꽃길만 걸으세요라고 말해보면 어떨까. 죽어도 용서하지 못할 것 같은 마음의 생채기가 말끔히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꽃 걸음 - 김왕노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는 마음은 꽃 걸음입니다. 고속으로 달려도 비행기로 차로 가더라도 말을 타더라도 마음은 그리움이 넘치지 않게 조심조심 꽃 걸음으로 갑니다. 꽃 걸음으로 가야 가슴에서 치자 꽃향기 휘날리고 전방 새벽에 안개처럼 하얗게 번지는 아카시아 향기 초병 서던 슬픔의 몇 부 능선에 핀 칡꽃 냄새 납니다.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갈 때도,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갈 때도, 내가 ..
詩契
2021. 2. 19. 19:55